신용회복경험담

2025.08.04 15:14

갚아야 할 건 책임이 아니라, 제 삶이었어요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8.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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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취업한 회사에서 인사팀 신입사원으로 일하게 되었을 때, 저는 정말 뿌듯했습니다. 아직 연봉은 많지 않았지만, 매일 정시에 퇴근하고, 직장 동료들과 점심 먹으며 웃고 떠드는 일상이 소소한 행복이었어요. 부모님도 제가 자리 잡았다고 좋아하셨고, 저 역시 이제 조금씩 부모님께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라 기대했죠.

하지만 저만 몰랐던 게 있었어요. 제 이름으로 되어 있던 8천만 원의 대출, 그리고 4년간 쌓여온 이자의 무게를요.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사실 이 빚은 제가 만든 게 아니었습니다. 여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해외 유학을 가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딸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형편상 학자금은 대출밖에 방법이 없었고, 아직 수입이 없는 동생 대신 제가 신용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때는 그냥 “언니가 해줄게”라는 마음이었어요. 직장을 구하면 천천히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문제는 동생이 유학 생활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오면서 시작됐어요. 학비는 쌓였고, 생활비도 카드로 충당하느라 채무는 4년간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제가 취업하고 받은 첫 월급의 반 이상이 고스란히 대출 이자와 카드값으로 빠져나갔습니다. 갚아도 갚아도 줄지 않는 원금에, 통장은 항상 0원이었고, 점점 지쳐갔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결정적인 계기는 카드 연체로 신용등급이 급락하면서 회사 복지 중 일부 혜택을 제한받은 일이었어요. 인사팀이다 보니 제 기록을 제가 먼저 확인하게 됐는데, 그 순간 얼굴이 화끈거리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내가 뭘 잘못했지?’라는 생각과 함께, 자괴감이 밀려왔습니다.

몇 달 동안 고민을 거듭했어요. 가족에게도 말을 못 했고, 친구에게 털어놓자 “너도 너 인생부터 챙겨야지”라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으로 개인회생이라는 단어를 검색했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갔던 날, 사실 발걸음이 무거웠어요. 죄인이 된 기분이었달까요. 그런데 상담사 분이 저를 다그치거나 판단하지 않고,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큰 짐이었어요"라고 말해주셔서 그 자리에서 울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상담부터 법원 인가 결정까지는 약 4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제출 서류도 많았고, 회사에는 모르게 준비하느라 눈치도 봤지만, 절차 자체는 생각보다 체계적이었어요.

법원에서는 제 상황과 수입, 생활비 등을 따져 월 32만 원씩 3년간 납부하는 변제계획이 확정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걸 또 3년이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적어도 이자가 불어나지 않고, 정해진 금액만 성실히 내면 된다는 사실에 안도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었어요. 빚 이야기를 꺼내자 아버지는 한동안 말씀도 안 하셨고, 어머니는 미안하다고 우셨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제는 네 삶 먼저 챙겨라”라고 말씀하십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개인회생 인가가 난 지 1년 4개월이 지났습니다. 매달 변제금은 꼬박꼬박 내고 있고, 돈을 쓰는 습관도 완전히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급여가 들어오면 눈치 없이 쓰고, 부족하면 카드 돌려막기를 했는데, 이제는 철저하게 계획하고 기록하면서 생활합니다.

한때는 제 인생이 뒤틀린 줄만 알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단단해진 느낌입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제 호흡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고마워요. 요즘엔 야간 대학원을 알아보며 제 커리어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빚으로 숨도 쉬기 어려운 분이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어요.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그 무게를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도망치는 게 아니라, 다시 걸어가기 위한 방법이 있다는 걸 꼭 알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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